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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파 '아파호텔'...“진주만공격은 미국이 유도한 것”

"남경대학살은 중국병사들이 한 것"... 호텔방에 황당한 내용 책 비치해

“극우파가 하는 호텔이라도 가격이 싸면 머물러도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동경 신주쿠의 아파(APA)호텔에 짐을 푼 것은 8월14일이었다. 재일민단 중앙과 동경민단이 개최하는 8.15 행사 취재를 위해 8월14일 동경에 갔다가 광복절 이튿날인 16일 오사카로 가기까지 이틀밤을 숙박했던 것이다.

아파호텔이 일본 극우파 자본이 경영하는 호텔이라는 얘기를 들은 것은 그보다 몇 달 전이었다. 재일민단 박상홍 총무국장과 정진일 민단편집장이 함께 한 자리에서 “숙소가 아카사카에 있는 아파호텔”이라고 하니, “극우파가 하는 호텔이니 앞으로 묵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던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다가 이번 8.15때 숙소인 아파호텔에서 “정말 극우파가 하는 호텔이군” 하는 느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호텔 방에 비치된 책이 계기가 됐다. 앞서 아카사카에서 머물 때는 미처 책에 눈이 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거림직한게 있었던지 호텔 방에 몇권이고 비치된 책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일본의 진짜 역사, 이론 근현대사학’이라는 제목에 ‘자랑스런 조국 일본 부활의 제언’이라는 부제를 단 책을 포함해 비슷한 종류의 책이 호텔 벽에 비치돼 있었던 것이다. 책은 같은 내용에, 반쪽은 일본어, 반쪽은 영문으로 돼 있었다. 호텔에 투숙하는 일본인들은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읽도록 비치한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이 책들은 호텔 프런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도 적혀 있고, 호텔 프런트에서 실제로 책을 팔고 있었다. 책의 내용은 어떨까? 우선 앞부분에 ‘진주만공격의 모략’이라는 부분을 소개해보자.

“일본은 미국과의 전쟁을 피하려고 갖는 노력을 다했으나 미국은 이미 암호해독을 통해 일본을 손바닥 보듯이 하면 ‘헐 노트’로 일본을 충동시켰다… 암호해독을 통해 루즈벨트는 일본이 대미전쟁에 나선 것을 알고 있었으며, 진주만을 기습할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전함 아리조나호에 정원이 넘는 장병을 태워서, 일본이 내습했을 때 진주만에서의 희생자 2400명 중 절반인 1200명이 아리조호의 전사자였다. 아리조나호의 침몰은 탄약고 폭발때문이라고 하지만, 탄약고가 배 아래쪽에 있어서 폭격으로 폭발되지 않는다. 폭격 6분후에 불이 붙어 폭발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스페인과의 전쟁때도 미국 군함 메인호를 스스로 폭침시키고도 스페인의 짓이라고 국민을 속여서 전쟁을 시작해 괌과 필리핀을 빼앗았다….”

다시 말해 태평양전쟁은 미국이 일본을 꾀어 전쟁을 일으킨 것으로, 일본은 희생자이며, 진주만공격도 미국이 이끌어낸 것이고, 아리조나호에서 수많은 미군 장병이 전사한 것도 미국이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또 ‘남경30만명대학살’이라는 부분에서는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군이 남경에서 30만명을 학살했다고 하지만, 당시 남경 인구는 20만명이고, 30만명을 학살한 그 다음달 남경 인구가 25만명으로 늘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상해사변에서 승리한 일본군은 패주하는 국민당 정부군을 추격해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남경을 점령했다. 그때 패잔병들이 주민을 약탈하고 학살했다. 이들 패잔병들이 민간인 의복을 빼앗아입고 게릴라활동을 했기 때문에 일본은 게릴라 토벌에 나섰다. 게릴라 학살은 국제법으로 용인되는 것이며, 주민을 학살한 것은 패잔병인 중국병사들이었다.”

남경대학살이 없었고 주민학살은 중국 국민당군이 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종군위안부 20만명 강제연행 성노예’라는 부분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일본군이 20만명의 여성을 납치해 조선반도에서 강제연행, 성노예로 만들었다면 당시 조선남자 누구라도 항의를 했을 것 아닌가? 항의했다는 기록이 없다…. 2015년 산케이신문 보도에 의하면 “한국이 베트남 전쟁때 사이공 시내에 한국병사들을 위해 ‘터키탕’이라는 이름의 위안소를 설치해 베트남 여성들에게 매춘을 시켰다는 것이 미국 공문서로 확인됐다.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위안소경영에 관여했다는 것이 공문서로 처음 확인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일본의 종군위안부는 날조된 것이고, 적반하장격으로 도리어 베트남 전쟁때 한국군이 위안소를 설치해 운영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도적이 몽둥이를 들어도 너무 분수를 넘었다. 이런 내용의 책이 호텔 방마다 비치돼 있고, 영문으로도 번역돼 실려있으며, 호텔 프런트에서 버젓이 팔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돌아와서 인터넷을 통해 아파호텔을 검색해보니 한참 오래전인 2010년 프레시안에 실린 기사가 있었다. 김상수작가가 쓴 글이다. 소개해보자.

“호텔을 예약한다는 게 막상 교토에 도착해 와서 보니 '아파호텔(일본 극우집단의 일원인 'APA'그룹회장 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가 운영하는 체인호텔)이었다.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내 눈에 크게 거슬리는 일본어잡지 '애플타운(Apple Town)'과 또 다른 두 권의 일본 극우선동 일본어 잡지가 눈에 띄었고, 또 한 권의 일본어 단행본으로 모토야가 쓴 책이 있었다....

모토야 도시오, 2008년 5월, '진정한 근•현대사관'이라는 현상 논문전을 개최하고 최우수상으로 항공자위대 항공 막료장(한국의 공군참모총장급)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의 논문 ‘일본은 침략국가였나?’를 뽑았다.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배와 중국 점령은 합법적 토대 위에 이루어진 정당한 것이었고 일본을 침략국가로 보는 것은 적반하장이고 모함이라면서 일본의 침략전쟁을 대놓고 옹호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시대착오적이고 황당한 내용의 논문을 실은 잡지 '애플타운'을 매달 5만권 이상씩 찍어 일본 전국에 있는 '아파' 체인호텔 75개(호텔 회원 300만 명), 1만 7500여개의 호텔방에 일일이 집어넣고 일본 요소에 비치시키면서 극우집단의 최선봉에 서서 일본의 국가주의를 노골적으로 선전 선동하는 이가 바로 모토야 도시오다. “

6년이 지난 지금 아파호텔의 수는 훨씬 많아졌다. 최근에는 미국에도 진출했다고 한다. 과연 가격이 싸다고 이런 호텔에 투숙해도 될까? 착잡한 느낌이 들었다.
(오사카=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2016-08-30 민단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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