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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베 총리와 TPP
▲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전 나고야 총영사)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취임 후 첫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을 통해 태평양을 둘러싼 12개국이 참여하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였다. TPP를 통해 아베노믹스를 완성시키려고 했던 일본의 아베 정부는 곤혹스럽게 됐다.

트럼프 시대를 맞아 가장 바쁘게 움직인 일본의 아베(安倍晉三) 총리는 당선자 시절을 포함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아베 총리가 가져간 선물 보따리도 두둑했다. 미국에 4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7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TPP 탈퇴가 “근대 미국 역사상 가장 잘 된 정책의 하나”라고 자화자찬하고 있어 아베 총리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TPP 복귀는 당분간 불가능해 보인다.

TPP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정책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TPP 탈퇴는 경제와 지정학적 측면에서 아시아를 떠나 새로운 고립주의로 간다는 잘못된 신호로 볼 수가 있지만 사실은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의 일환이다.

30년 전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이라는 자서전을 발간한 협상의 달인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무역을 좋아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필요한 양자무역이야 말로 미국의 세계적인 위상을 회복하고 안으로는 더 많은 고용을 가져온다고 믿고 있다. 미국의 국익에 크게 도움이 안 되는 TPP는 불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TPP 탈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보좌관인 스티브 배논의 아이디어였다. 배논 보좌관은 우파 뉴스 사이트인 브레이트바트의 회장으로서 트럼프를 ‘세계 대통령’이 아니고 미국인을 위한 ‘미국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트럼프의 당선을 이루어낸 선거 귀재였다.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비서실장 라인스 프리버스를 능가하는 없어서는 안 되는 참모 중의 참모이다.

동아시아에서 TPP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던 중국 중심의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국이 신고립주의로 나가 세계무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가장 피해를 보는 나라가 무역 입국의 중국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회의에서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자처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중국은 RCEP에 참여하는 16개국(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그리고 인도 호주 뉴질랜드)의 의견을 조정하여 금년 말까지 타결할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걸림돌이 있다.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선진국은 역내 관세철폐를 요구하는 등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원하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경쟁력이 낮은 자국의 국유기업을 보호하고자 참여국의 경제발전 상황에 맞는 제한된 자유화를 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Air Force One)를 함께 타고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대통령 별장인 ‘마라라고’에서 골프와 식사를 함께한 아베 총리는 미일정상 간의 브로맨스 효과를 믿고 있다. 총재 3선 성공으로 전후 최장수 총리가 되는 아베 총리는 RCEP에는 관심이 없고 미국의 TPP 복귀에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소개
나고야총영사, 북경총영사, 한국무역협회 무역경영 자문위원, 한국외교협회 이사, 한일협력위원회 사무총장, 한중투자교역협회 자문대사, 베이징공업대학 객좌교수, 차이나 포럼 운영위원

(2017-03-15 민단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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